<김희욱의 월가포커스> "伊 위기에 루머타고 美월가에 불길번져"
미 증시를 살펴보면 호재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탈리아 총리 사임발표 하루만에 악재로 돌변했는지 외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탈리아 국채금리 7%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수차례 들었던 내용에 대해 정리하자면 런던 자금거래소에서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같은 AAA등급 국채와 스프레드는 기준선인 4.5%를 넘어서 5%도 뛰어 넘었다. 이렇게 되면서 이탈리아 국채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이 20%가 상행된 것이다.
이 소식은 유럽전체 금융시장을 넘어 월가에 전해지면서 불길이 번졌다고 보면 된다. 오늘 시장의 충격은 채권시장에서부터 온 것이라고 봐도 되겠다.
이같은 상황에 모건스탠리는 "공포지수 역할을 대신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위험권에 들어왔다"면서 "앞으로 어떤 상황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원론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미 증시 하락을 부추긴 금융주의 경우 이미 수개월째 유로존 사태의 인질로 발목이 잡혀왔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금융사들의 충격이 불가피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탈리아만이 아닌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외신들은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든 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에서도 미 증시 후반의 낙폭에 대한 악성루머가 돌고 있다. 첫번째로는 독일의 한 언론사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당이 회원국으로 하여금 유로화 사용을 보다 쉽게 포기하게 할 규정을 간구한다에 대한 루머를 블룸버그 통신이 그대로 받아썼다.
두번째로는 로이터 통신에서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만나 유로존 회원국들의 유대를 긴밀하게 하되 유럽연합을 보다 작게 만들자에 대한 언급이 유럽연합에서 퇴출되는 국가가 나올 것이라는 루머로 변질되며 시장에 전해졌다.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유로존 문제가 악화된 이유에 대해 "유럽중앙은행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하를 못한 것, 유로화 가치 지금 수준보다 더 크게 하락하지 못한 점, 독일이 주도한 재정긴축안에 통화완화정책을 지원해주는 효과가 빠진 것 등이 문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