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로존의 정치가는 바쁘다.
그동안 유로화 출범 이후 급여도 유로화로 나갔을 것이고 회사의 재무제표도 유로화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을 것이다.
이는 곧 유로화가 사라진다면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목요일 새벽 3시경) 로이터가 입수한 유로정상회담의 코뮤니케(공동선언문) 초안에서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상각 비율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유로 정상회담으로부터 나온 결과는 EFSF에 레버리지를 적용하는 것과 9%의 자기자본 비율을 내년 6월말까지 완성하는 것 정도이며 구체적인 레버리지의 방법과 더불어 헤어컷 비율에 대한 결론을 유보된 상태다.
이토록 많은 회합을 통해서도 밑그림조차 그릴 수 없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은행들은 50% 이상의 상각률이 적용될 경우 적어도 70개 이상의 은행들이 심각한 자본결손 상태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덱시아와 같은 은행이 속출하면서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니까 은행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50% 이상의 상각률을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제조업이 부실한 그리스는 60% 이상의 상각이 진행되어야만 그나마 회생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닥터 둠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는 90의 상각이 되어야만 그리스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60% 미만의 상각은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뒤로 미루는 정도의 효과만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60% 이상 상각을 해서 그리스를 일단 구출하고 은행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되겠지만 이미 유럽에서 정부지원이 원활한 나라는 독일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여력이 충분치 않다.
사정이 이러니 EU 정상회담을 2차례나 연기해가면서도 그리스 국채에 대한 손실비율 만큼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ECB가 통화를 발행해서 EFSF를 지원하고 다시 EFSF가 은행들을 지원하면 되는데 통화주의가 근본인 유럽에서는 그런 방법에 대한 제약이 많다. 사실상 ECB는 은행들을 직접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차기 ECB 총재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마리오 드라기는 메사추세츠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골드만에서의 실무경력도 가지고 있다. 즉 경제학에만 능통한 그 이전의 총재들과는 좀 색다른 금융출신인사라는 것이다.
그는 목요일 새벽에 지속적으로 유로존의 국채를 사들여야 한다는 말로 자신이 시장 친화적 인사라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그에게서 뭔가 희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