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에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는데 흡족한 수준으로 볼 수 있는지..
동양종금증권 박문환 > 수 개월 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대안이 바로 부동산이라고 수 차례 언급했다. 또 개인적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를 좀 했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발표했다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흡족한 수준이었다.
아마도 이번 조치가 중기적으로 미국의 GDP를 끌어올리고 실업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연준에서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모기지 채권을 매입해 봐야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전체 주택 구매자 6분의 1정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물론 6개월 이상 원리금의 누락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이번엔 완전 깡통주택이라고 할지라도 리파이낸싱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6개월 동안에만 원리금을 착실하게 납부한 사람이라면 어떠한 제한이나 절차 없이 누구나 리파이낸싱.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원리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가 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만약에 미국에서 6%대의 금리를 내던 사람이 4%대의 금리로 갈아타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이 모두 3억 원 정도를 빌려서 연리 6%로 30년을 빌렸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달 이자와 원금을 합쳐서 거의 180만 원 정도의 지출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것을 4%로 낮추게 된다면 한달 원리금은 약 143만원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37만 원의 차이가 난다. 1년이면 무려 440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된다.
지금까지는 주택 가격 하락분을 모두 갚아야만 이렇게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가 있었던 것이었는데 이제 아무런 제한 없이 거의 대다수 주택구매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 1, 2년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30년이다. 그것도 약 500만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여기에서 나올 수 있는 미래 가처분소득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 그야말로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위해서 큰 것 한방을 터트린 셈이다.
앵커 > 듣고보니 정말로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렇게 획기적인 만큼 크게 상승을 하지 못했다. 오늘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을 보이는데 이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것인가?
동양종금증권 박문환 > 부동산은 단기 호재가 아니고 중장기 호재이다. 게다가 장 클로드 융커의 발언이 또 한 몫 했다. 오늘 새벽 융커는 은행들이 자발적 헤어컷에 동참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60%의 헤어컷을 주장했다. 그리고 만약에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강제적인 방법이 사용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답답한 노릇이다.
지금까지 헤어컷에 대해서는 프랑스가 30% 정도 수준을 주장을 했었고 독일은 5~60% 정작 손실을 감수해야 되는 민간부문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국제금융협회에서는 최대한 40%까지는 손실 상각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물론 융커의 과격한 발언이 결론적으로 50%대까지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엄포일 수 있겠지만 60%를 강하게 제안한 것이 만일 진심이었다면 은행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지금 유럽의 은행들은 2012년 6월까지 자기자본비율을 9%까지 맞춰야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에 60% 상각률이라면 정말 난감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리스 국채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그리스인데 그리스 은행들은 오늘 20% 내외의 급락을 보이기도 했다. 유럽시장이 거의 대부분 상승했지만 그리스 증시는 4.5%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앵커 > 그러니까 유럽의 은행들이 내년 6월까지 자기자본 비율 9%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헤어컷 비율은 부담이라는 지적인데 자기자본비율을 은행들이 맞추지 못하면 EFSF에서 지원해준다고 하지 않았나?
동양종금증권 박문환 >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되면 잘 될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지난 미국 금융위기 때도 은행들에 대해 구제금융이 초기에 있었지만 아무도 빌려가지 않았다.
빌려가지 않았던 이유는 빌려가는 순간 이마에는 부실은행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아야 되기 때문이다. 은행은 신용을 사고 파는 업종인데 그런 딱지를 이마에 떡 하니 붙이면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의 상당수 은행들이 정말 힘들었지만 아무도 초기에 돈에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은 당장 죽을지언정 이마에 딱지를 붙이고 살 수 없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이후에 비밀로 하기로 했지만 그마저도 완전한 비밀은 없다는 생각에 은행들은 한동안 돈 빌리기를 주저했었고 나중에 어쩔 수 없이 그러면 우량한 은행들도 의무적으로 돈을 좀 가져가라 라고 한 이후에나 은행들이 조금씩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은행에 있어서 신용이라고 하는 것은 목숨과도 같은 것인데 EFSF가 과연 공공의 기금이라는 것이 비밀을 지켜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은행들은 예기치 않은 60% 상각률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자산매각이라고 하는 고육지책을 다시 꺼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점이 오늘 코스피가 시초가부터 대형주 위주로 약세를 보인 한 가지 원인이다.
앵커 > 그러니까 EFSF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자신들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서 실제로 지원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인데 그렇다면 시장에 악재가 하나 더 생긴 것인가?
동양종금증권 박문환 > 제 판단은 융커의 발언은 단지 은행들의 자발적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그러니까 흥정을 붙이기 위한 호가라고 생각을 한다. 제 계산으로는 50% 내외에서 결정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비록 은행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 크게 반응을 했지만 아직 드러난 악재로 결론짓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보다는 내일 밤 독일의 의회에서 EFSF의 효율적 사용안에 대한 승인 여기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다. 만약 독일 의회에서 안전하게 이 부분이 통과된다면 이제 유로존 위기는 절반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앵커 > 그렇다면 통과 여부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조심스러운데..
동양종금증권 박문환 > 통과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독일 의회가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 의회가 바라는 것은 단지 약속했던 2110억 유로 이상 나는 절대로 쓸 수 없다. 이 게 첫 번째이고 어떤 보증도 설 수 없다. 이게 두 번째이다.
그러니까 2110억 유로 이상 쓸 수 없다는 건데 이것만 기술적으로 맞춰주면 의회가 반대 할 이유가 없다. 그 조건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CDO식 해법이라고 수 주전부터 강조했지만 지금에서야 독일에서는 놀랍게도 CDO식 해법이 힘을 얻고 있다.
오늘 아예 새벽에는 즉 SPV 특수목적회사인데 부도차단 특수법인을 만들어서 IMF와 이머징의 유통할 전략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완벽한 CDO식 해법이다. 그 동안 CDO식 해법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고수했던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아직까지 아무 말 없는 걸 보니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앙겔라 총리가 의회에서 금융공학적 요소를 이해도가 좀 낮은 의원들을 얼마나 잘 설득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내일 독일 의회의 표결이다. 독일 의회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들의 요구에 부합된다는 것만 이해시키면 된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