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M&A 나선다

입력 2011-10-24 18:16
수정 2011-10-24 18:17
<앵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 플래시 메모리 부문 2위인 도시바와의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인텔의 플래시 메모리 사업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병연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부품사업 강화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애플은 물론 전세계 휴대폰 업체들이 공급받고 있는 모바일 AP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미국의 인텔이나 일본의 르네사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과 사업협력을 확대하고, 필요하다면 지분 인수나 지분 투자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애플의 팀 쿡 CEO를 만나 2013년과 2014년 부품공급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도 모바일 AP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이 사장님도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죠. 내년까지는 계획대로...원래 있던대로 가고 2013년, 2014년에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 것인가 이야기했다 이렇게 이야기 하셨잖아요. 당분간은 저희 시스템LSI를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모바일 AP가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휴대용 통신기기의 CPU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전세계 시장의 62.6%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또 텍사스 인스투르먼트가 14.5%, ST마이크로 8.0%, 마벨과 르네사스가 각각 6.8%의 점유율을 기록중입니다.



삼성전자가 마벨이나 르네사스 같은 3-4위권 회사 하나만 인수해도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공급자 중심의 시장구도가 고착화 돼, 가격 협상력이 그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 역시 그동안 삼성전자로부터 이 부품을 전량 공급받아 왔으며 최근 삼성전자와 관계가 불편해 지면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려 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모바일 AP 분야 만큼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1년 이상 앞서 있고 공급 규모도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선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아이폰이 나오기 전부터 휴대폰에 들어가는 메인 프로세서를 우리랑 같이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기술이 상당히 오랫동안 쌓여왔고...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하는 현상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거에요.”



최근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 이건희 회장이 첫 방문지로 인텔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플래시 메모리 부문에 중복 투자한 인텔이 사업부문 하나를 떼내 매각할 의사를 비쳐왔고, 삼성전자 역시 2위인 도시바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릴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2002년 플래시 메모리를 시작할 때는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었는 데 이후 하이닉스나 인텔, 마이크론 등이 들어오면서 점유율이 30-40%로 떨어졌다"며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M&A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최근 20나노급 D램 양산 기념식에 참석해 "앞으로 불어닥칠 반도체 업계발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결국 반도체 부문 M&A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는 의미입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