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헤드라인 장세>라고 할 정도로 매일 예기치 못한 뉴스에 의해서 시장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말, 대책 없는 시장이다.
정작 80억 유로를 받아야만 생명 연장이 가능한 그리스에서는 12 만 명 이상이 군집한 대규모 시위를 통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트로이카와 약속한 새로운 재정긴축 안에 대한 1차 표결이 찬성 154표 반대 141표로 통과되었다.
표 차이는 고작 13표였는데(글을 쓰는 시기에 2차 표결은 진행되지 않고 있음) 다행이 2차까지 모두 통과한다고 해도 공무원 3만 명을 추가로 해고하고 세금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두고 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인들이 뭔가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입지는 점차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서 시장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파산 비용보다 구제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유로존의 깊어지는 병이 속수무책의 불치병은 아니다. EFSF에 레버리지를 실어 보다 자본 효율성을 높여 그리스의 위기 바이러스에 대한 방화벽을 세울 수 있다면 큰 부작용 없이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요일에는 EFSF에 레버리지를 싣는 방안을 놓고도 언론마저 제각기 다른 말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가디언紙와 로이터에서는 EFSF의 확대 방안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그 보도가 나온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WSJ과 블룸버그는 그 기사가 틀렸다는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양측의 주장 중에 분명 한 쪽은 틀렸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의 보도뿐만이 아니다. 심지어는 정치인들도 오전에 한 말을 오후에 뒤집는 일이 생길 정도다.
독일의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23일 유로정상회담에서 뭔가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해 놓고 오후 연설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유로존의 위기를 타개해나갈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최근에 그나마 기대고 싶은 뉴스가 하나 있었다.
유로 정상회담에 앞서 미리 의견 조율을 하기 위해서 유럽의 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위기 상황을 타개할 EFSF의 레버리지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겠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장클로드 트리세 ECB 총재...마리오 드라기 차기 ECB 총재와 EU의 반롬풰이 의장, 그리고 EC의 호세 바로수 위원장이 모두 참석하게 된다.
모임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나에게는 지금 심지어 국가 간에 협정을 깨는 것마저도 금기 사항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 말은 보다 혁신적으로 들린다.
사태해결을 위해서라면 그녀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말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그 뒤집을 수 있는 대상에 단지 헤어컷 비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 <EFSF 레버리지 결사반대>라고 하는 그녀의 단호했던 주장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