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팀 쿡 애플 CEO가 미국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습니다. 특허소송으로 불편해진 양사의 관계가 개선되는 전환점이 될 지 주목됩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애플과의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이 사장의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은 생전에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주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장을 추도식에 공식 초청한 것은 팀 쿡 애플 CEO였던 만큼, 추도식 이후 양사간 회동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이 사장과 팀 쿡은 이번 회동에서 최근 불거진 특허문제로 불편해진 양사간 관계를 회복시키는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장은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발탁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건희 회장과 함께 해외 주요 거래선들을 만나 친분을 쌓아온 만큼, 이번 회동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삼성그룹 관계자
“경영수업 받으시면서 주요 오너들이나 CEO들을 많이 만나고 다니셨어요. 회장님하고 같이..."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이 사장이 해결한다면, 삼성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큽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미국에서 할 예정이었던 갤럭시 넥서스 출시 행사를 일주일 가량 연기하고, 발표 장소도 홍콩으로 변경한 것도 이 사장과 팀쿡과의 회동에 재를 뿌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회사가 제품을 내놨는데 빨리 언팩(출시행사)를 하고 팔아야 되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다시 미국에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동남아 주요 거점인 홍콩에서 하게 된 거에요."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법원에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는 등 애플과의 소송전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이대로 물러서기도 부담스런 상황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 사장과 팀 쿡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과 호주에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아직 힘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삼성과 애플이 극적인 타협에 이르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