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대형마트 PB상품 '전성시대'

입력 2011-09-28 17:00
<앵커>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에 대형마트들이 가격 거품을 뺀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는데요,

이런 PB 상품들이 회사의 매출은 물론 인지도 상승에도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습니다.

최근엔 PB 열풍의 원조격인 '통큰 치킨'을 소재로 한 뮤직비디오까지 나왔는데요, 김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직비디오.

'대중소 동반성장'을 주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측 경제인들이 랩 배틀을 벌입니다.

<M/V> 김정호 / 자유기업원 / 원장 (경제학 박사)

"통큰 치킨 나왔을 때 기억하니, 맛있고 값도 싸서 소비자들 좋아했지. / 기업의 착한 짓은 바로 좋은 제품 싸게 파는 것이야."

수많은 상품 중에 굳이 '통큰 치킨'을 예로 든 이유는 뭘까.

<인터뷰> 김정호 / 자유기업원 / 원장

"대형할인점이 만들어 놓은 값싸고 맛있는 제품이었는데 판매 중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이었다는 그 스토리를 누구나 다 알고 있거든요. '통큰치킨'이라는 말 한마디면 그 이미지 전체가 다 떠오를 수 있기 때문에."

<브릿지> 김서연 / 기자

바로 여기가 사람들이 통큰치킨을 사기 위해 줄을 섰던 자립니다. 그게 벌써 지난해 12월의 일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통큰치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소비자

"개시되자마자 냅다 뛰어가서 샀는데. 나중에 30분만 지나도 없어가지고."

<인터뷰> 소비자

"너무 빨리 끝나서 나중에 오면 항상 없어서 못 샀거든요."

<인터뷰> 김상헌 / 롯데마트 / 당시 통큰치킨 판매직원

"저희 롯데마트 매장 열기 전부터 밖에서 고객들께서 줄을 서 계셨거든요. 문 열고 나서 1시간내로 다 팔릴 정도로.. 저희가 번호표를 나눠드렸습니다. 번호표가 1시간 내로 다 떨어질 정도로.. 오픈하고나서 그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비록 치킨 판매는 일주일만에 중단됐지만 롯데마트는 여세를 몰아 '통큰' 마케팅을 이어가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자평했습니다.

<인터뷰> 이연수 / 롯데마트 / 마케팅전략팀 / 팀장

"롯데마트가 업계에서 특히 브랜드 전략에 관한 한 성공적인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 가장 눈에 띄는 건 롯데마트의 브랜드 인지도가 굉장히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실제 고객분들의 만족도나 충성도도 많이 높아졌습니다."

"대형할인점 PB상품은 싸고 좋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할인점 시장에 이른바 PB상품 전성시대가 열린 겁니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물가안정을 위한 상품혁명'을 내걸고 출시하는 '통큰' 상품마다 연일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새우튀김이나 초밥 같은 조리식품에서부터 짜장, 카레 등의 즉석식품, 그리고 김치와 TV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통큰초밥 구매자

"이게(통큰초밥) 딴데보다 좀 싸요. 크기는 비슷한데. / 골라담을 수도 있어요."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알뜰해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대형할인점마다 경쟁적으로 새로운 PB상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

여기에 업체들은 낮은 가격과 좋은 품질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기도 합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대중소 기업의 동반성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손큰'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습니다.

<인터뷰> 이연수 / 롯데마트 / 마케팅전략팀 / 팀장

"통큰은 '물가 안정'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손큰은 동반성장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삼고 있습니다.

그 각각의 물가 안정과 동반성장이라는 가치를 잘 내포하고 있는 상품들을 저희가 엄선해서 브랜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협력사인 '삼영'과 함께 '손큰 두부'를, '농수식품'과는 '손큰 콩나물'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 협력사에는 원료 구매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한 판에 1만1천500원하는 롯데마트 전용 피자도 입점업체가 팔고 있는 때문에 협력사와의 상생을 상징하는 '손큰' 브랜드를 달고 판매됩니다.

<브릿지> 김서연 / 기자

"롯데마트에서는 10가지가 넘는 통큰과 손큰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이들 상품을 30개까지 늘려갈 방침입니다."

일각에서는 PB상품의 승승장구를 두고 "영세 상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합니다.

경제 전문가는 이에 대해 "유통 산업의 선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PB상품에 대한 최종 평가는 소비자의 몫"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호 / 자유기업원 / 원장 (경제학 박사)

"이것은 반드시 겪고 넘어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복잡한 유통구조가 단순화되는 과정이고, 유통마진이 굉장히 커서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 간의 차이가 굉장히 크던 그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과정이죠.

'정치의 주인은 유권자듯 경제의 주인은 소비자'. 경제의 궁극적인 주인 모든 경제 문제에 대한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WOW-TV NEWS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