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국내카드사, 국제카드사 제휴대가로 4년간 3,847억 지급

입력 2011-09-23 10:03
국제결제망을 가진 초국적 국제카드사들이 국내카드사와 제휴해 해외겸용카드를 발행하면서 국내사용분에 대해서도 거액의 분담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국내카드사들은 이를 알면서도 국제카드사들의 국제결제망 이용과 영업비용 지원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유원일 의원이 2011 국정감사를 위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카드사들의 해외겸용카드 발급에 따른 분담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카드사들은 비자, 마스터 등 국제카드사와 제휴하해 해외겸용카드를 발급한 댓가로 지난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847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세부내역을 보면, ‘해외겸용카드 발급 및 유지수수료’ 604억원(15.7%), ‘해외사용 분담금’ 359억원(9.3%), 국내사용분담금 2,884억원(75.0%) 등 총 3,847억으로 수수료율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모두 국제결제수수료가 고객 1% + 카드사분담금 0.2%이고, 국내이용금액 수수료는 신용판매 기준으로 0.04%였습니다.

유원일 의원은 "국제카드사들의 네트워크(VisaNet, BankNet 등)를 이용하여 국내거래를 처리하는 국가들은 국내사용분에 대한 분담금 지급이 타당하지만, 한국의 경우 모든 거래가 ON-US 거래로 국제카드사 네크워크를 이용하지 않는다면서 국내분담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국내사용분에 대한 분담금은 국제카드사들의 브랜드 홍보 마케팅과 로고이용료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거액의 국내사용분담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유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또, 금감원이 제출한 ‘국내전용카드 대 해외겸용카드 발급건수 및 발급비율’ 통계를 보면, 2010년에 발급된 카드총수 1억1,659만매 가운데, 해외겸용카드가 8,132만매(69.7%), 국내전용카드가 3,527만매(30.3%)지만, 해외겸용카드 중 87%는 해외사용실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내에서만 사용하는도 국제카드사에 ‘국내사용분담금’은 내야 하고, 불필요한 해외겸용카드로 인해 막대한 국부가 국제카드사로 유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카드사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마지못해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국제카드사들이 시장독점적인 국제결제망을 구축하고 있어, 국내카드사들이 국제결제망을 이용하려면 구조적으로 국제카드사들이 제시하는 부당한 분담금 계약을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씨카드는 국제카드사들의 횡포를 피하기 위해 국제결제망 다원화에 나섰다가, 최근 비자카드로부터 자사망(VisaNet)이 아닌 다른 결제망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패널티까지 부과당했습니다. 올해 6월15일 10만달러를 국제결제계좌에서 일시에 인출했고, 비씨카드사가 굴복하지 않는 한 앞으로 매월 5만달러씩 인출해 갈 예정입니다.

유원일 의원은 “국제카드사들이 국내이용분까지 부당이득을 취하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국내카드사들도 각성하고 국제결제망 다원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국제카드사들의 부당행위를 바로잡는 한편, 국제결제망 다원화를 지원하여 카드주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