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 영향으로 이틀째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1.00%) 상승한 1148.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27일 종가 1149.0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7.0원 오른 1144.0원으로 시작했으나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으로 한때 114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시간이 지날수록 오름폭이 확대되며 1차 저항선인 1150원선을 뚫고 1156.50원까지 치솟아 장중기준 연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것이 환율의 급등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지속되자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 자금을 회수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이 환율 상승세를 제한했다.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직접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G20 재무장관회의 등에 대한 기대로 막판 경계성 매물도 일부 출회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유로존에서 신용 경색이 일어날 경우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기술적으로 1150원선을 넘어섰기 때문에 다시 115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