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컨설턴트' 자격검증 시급

입력 2011-09-19 18:49
<앵커>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을 해주겠다며 거액의 투자금을 챙긴 컨설팅회사가 적발되는 등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사기행각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컨설팅'이라는 말로 포장만 했을 뿐 가맹본부와 짜고 투자자들을 현혹하거나, 투자금을 빼먹을 심산으로만 접근하는 '브로커'들이 다수인데요.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력 검증을 위한 제도도 마련돼있지 않아 문제가 많습니다. 채주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음식점부터 커피전문점까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이 알려진 프랜차이즈가 안정적일 것이라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최근 이런 심리를 악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이른바 '창업 컨설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투자원금도 보장해주고, 매달 배당금도 꼬박꼬박 챙겨주겠다는 말에 속은 투자자만 수백명.

집단적으로 사기행각을 펼쳐 적발이라도 된다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창업 컨설턴트 중 적지 않은 경우가 매장 권리금을 올려받아 잇속을 챙기거나, 배당금 등 감언이설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프랜차이즈 창업 관계자

"권리금을 뻥튀기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예를들면 점주가 권리금을 3억에 내놨는데 손님한테 브리핑할땐 3억2천 불러서 2천정도 가져가는 부분 있는데."

<전화인터뷰> 프랜차이즈 점포 운영자

"대부분 보통 사기나 그런게 많아요. 컨설팅 회사 인터넷 들어가보면 완전 쌩뚱맞은 매장 사진 올려놓고서는 자기들이 이것 판다고 하는 경우 많죠."

인터넷 검색창에 '창업 컨설팅'만 찍으면 줄줄이 쏟아지는 정보들.

수많은 컨설팅 회사 중에 한 곳을 들어가봤습니다.

대형커피전문점 물건인데, 사진이 올라와 있는 이 브랜드는 본사 직영매장 외엔 개인 가맹사업을 하지도 않는 곳입니다.

월 순수익 3천500만원. 5억을 투자하면 2년이 채 안돼 투자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프랜차이즈 업체 임원

"직영으로 하는 것도 매물로 올라와있는데, 신뢰를 할 수 있냐는 얘기예요. 매물건을 콕 찍어서 지금 보자, 확인 들어가 보세요. 99% 허위정보니까."

'창업 컨설턴트'라는 말이 그럴싸해보이지만, 자격 검증제도가 없기 때문에 그저 사기꾼일지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양심적인 컨설턴트도 많고,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자영업 컨설턴트'의 경우 일정 자격이 검증된 사람들입니다.

관련 업무 근무경력과 자격증 소지 등 중기청이 자체 기준에 따라 선발한 컨설턴트가 1천여 명 정도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중기청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버젓이 '컨설턴트'라는 같은 명찰을 달고 활동하고 있어 누가 진짜고, 사기꾼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생산성본부, 능률협회 등에서 민간 자격증을 발급해주면서 너도나도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경영지원사(자격증)협회 관계자

"컨설턴트라 하는 것은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고객들이 자격 여부를 구별할 수 있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피해가 생긴다."

개인 창업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는 요즘.

정부가 창업 장려를 위해 온갖 지원센터와 진흥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검증조차 없어 자영업자들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검증제도를 도입하고 사기가 만연한 컨설팅 시장을 규제해야 할 때입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