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S&P, UBS 신용등급 강등 경고..UBS 직원 임의매매로 20억달러 손실 여파

입력 2011-09-17 07:07
한 직원의 임의매매로 인해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스위스 대형 금융그룹 UBS가 신용등급이 강등 위험에 처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5일(현지시각) UBS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트레이더 1명이 재가받지 않은 거래로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는 UBS의 발표에 따라 UBS의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점이 재차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이처럼 "계속 진행되고 있는 취약점"에 초점을 맞춰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번 손실 규모는 UBS의 풍부한 유동성과 자본 상태를 고려해 볼 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UBS의 투자은행 부문이 다시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무디스는 UBS의 재무건전성등급(FSR)과 장기 채권 및 예금등급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놓았다.

또 다른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이날 UBS의 장기 채권 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성명에서 "특히 UBS의 이런 거래손실은 스위스 프랑의 강세와 고객 거래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UBS는 성명을 통해 "은행의 한 직원이 미승인 거래를 해 손실이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면서 "조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손실이 2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UBS는 올 3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은 임의매매를 한 문제의 직원이 31살의 크웨쿠 아도볼리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UBS 런던 지점의 상장지수펀드(ETF)담당자로 일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6년 수습 투자 상담원으로 UBS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은행 측의 고발에 따라 이날 새벽 사기 혐의로 UBS의 런던 사무실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UBS는 2008년에도 투자은행 부문의 악성 자산으로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3대 은행 중 하나인 프랑스소시에테제네랄(SG)에서는 2008년 제롬 케르비엘이라는 트레이더가 미승인 거래로 49억 유로(68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바 있다.

또 1995년에는 닉 리슨이라는 트레이더가 외환 파생상품 거래에서 12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233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베어링 은행이 파산하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