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뵈러 가고 싶은 맘 이용한 업자들.."

입력 2011-09-07 13:07
철도 승차권 회원등급제의 맹점을 악용, 추석을 앞두고 KTX 승차권을 사재기해 웃돈을 받고 되판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KTX 승차권을 대량 사들이고 나서 수수료를 붙여 되판 혐의(업무방해 등)로 박모(34) 등 철도 승차권 판매대행업자 4명과 여행사 지점 운영자 최모(48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박씨 등은 추석 명절 기간인 9월 9~14일치 KTX 승차권 1천300여장을 지난 9일 인터넷으로 사들여 수수료 명목으로 구매가의 20~40%에 이르는 웃돈을 받고 일부를 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 지점에 설치된 KTX 공식 발권기와 코레일 아이디(ID)로 승차권 800여장을 사들인 뒤 수수료 3%를 붙여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코레일 회원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급 아이디 보유자의 경우 추석 명절 예매 기간인 지난달 10~11일보다 하루 이른 9일에 승차권을 우선 예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평소 승차권 판매대행업을 하면서 가족과 친지, 지인 등의 개인정보로 아이디를 여럿 개설해 활용한 결과 실적 우수로 다이아몬드 등급이 된 아이디가 많아 사재기가 쉬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일반석 승차권을 구매한 뒤 40% 가량 비싼 특실 가격으로 되팔거나 동반석 할인(최대 37.5%), 비즈니스 승차권 할인(30%) 제도 등을 이용해 싼값에 승차권을 사서 할인 금액만큼 웃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미 사들인 승차권을 환불해 범행을 감추려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시행된 철도사업법 개정안 중 '상습ㆍ영업으로 철도 승차권을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해 재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1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에 따라 수사 결과를 국토해양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정한 구매 기회를 주지 않으면 결국 피해자는 일반 시민"이라며 "같은 컴퓨터에서 여러 아이디를 이용하거나 같은 신용카드를 써서 승차권을 대량 사들이는 사례를 감시한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