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권 사상 최장기 파업을 기록 중인 SC제일은행 사태가 해결은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타결 전까지 폐쇄된 영업점의 문을 열지 않겠다는 은행장의 발언에 노조는 다시 파업으로 맞섰습니다.
윤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말부터 시작된 SC제일은행 파업사태가 갈수록 꼬여만 가고 있습니다.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파업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현재 폐쇄된 영업점을 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파업기간 중 무작정 문을 열었다가 서비스에 차질을 빚어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인터뷰> SC제일은행 관계자
"노조의 파업이나 태업이 계속 지속이 돼서 원활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쩔 수 없이..."
힐 행장은 노조의 쟁의가 끝나야 잠정 폐쇄된 42개 영업점을 열 수 있으며, 복귀한 노조원들 중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직원들만 선별해 업무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장의 발언에 반발해 노조는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파업을 중단하고 영업점에 복귀했지만 은행측이 파업 등 단체활동을 막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은행측이 파업 불참을 확인하는 각서를 받고, 대기발령이나 재택근무 등 인사상 불이익을 경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광진 SC제일은행노조 홍보부장
"이미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생각하고 서울노동청장에 이런 내용을 다 전달했습니다. 정부에서 개입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마땅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전산장애나 예금인출 불가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지도공문을 보내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노사 양측이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노동행위를 벌이고 있고, 입김이 센 영국계 은행이 주인이라는 점도 금융당국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노조의 복귀로 기대감을 높였던 SC제일은행 파업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은행과 노조 모두 자신들의 이해를 말하기 전에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인 고객을 떠올려야 할 때입니다.
WOW-TV NEWS 윤경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