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비만 쥐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약을 개발함에 따라 인간의 노화 억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파라펠 드 카보 박사팀은 뚱뚱한 쥐에 특별히 조제한 'SRT-1720'을 처방한 결과 일반적인 비만 쥐보다 평균 수명이 44% 길어지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약이 간에 있는 지방의 양을 줄이고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더욱 높여 각종 비만성 질병을 차단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 인간에게 적합한 'SRT-1720'를 개발, 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노인학자인 드 카보 박사 팀은 '과학보고'에 올린 글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포유동물에 안전하고 장수 증진에 효과적이며 각종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는 신종 분자의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SRT-1720'에 비판적이던 기존 논문에서 배척됐던 여러 주장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만에 대한 치료 비용을 없애는 약이 도덕적인 비난의 소지는 있지만, 연구팀은 초저칼로리 식단의 쥐들이 비만 쥐보다 오래 살도록 하는 이점들을 찾아낸다는 명분을 갖고 있었다. 또 그런 이점들은 정상적인 쥐보다 비만과 같은 생리학적 스트레스가 심한 쥐에게서 입증하기가 더욱 쉽다고 내세웠다.
생물학자인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도 "이런 약이 각종 질병의 예방약으로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 인체의 혹사에 대한 구실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SRT-1720'을 개발한 BT(생명공학) 업체인 '시르트리스'사(社)의 과학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시르트리스사가 개발한 'SRT-1720'은 적포도주의 한 성분을 모방한 것으로, 이 성분은 '시르투인스'(sirtuins)로 불리는 방어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앞서 시르투인스는 초저칼로리의 식단을 제공받은 쥐의 수명을 30%까지 연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과학계의 관심도 커졌지만, 2009년 화이자의 연구진은 'SRT-1720'가 시트루인스를 활성화하지 못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해 조사에서도 쥐의 생명 연장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드 카보 박사팀은 단기 실험에 그친 화이자와 달리 3년에 걸쳐 대규모 쥐를 상대로 실험했고 'SRT-1720'이 비만 쥐의 생명 연장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뉴욕 브롱스 소재 아인슈타인 약학대학의 잔 비지 교수는 "연구팀은 'SRT-1720'이 비만 동물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했으며 이는 인간에도 유망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