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공세 강화..사상자 속출

입력 2011-08-19 09:07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거점인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뉴스통신 AFP 등 주요 외신들이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져 있는 자위야를 점령해 튀니지와 연결된 주요 공급로를 차단한 반군은 이 지역의 유일한 정유시설까지 장악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틀간의 전투 끝에 정유시설을 차지한 반군의 살레흐 오므란(31)은 "우리는 150여명의 카다피 친위부대를 상대해 승리했다"면서 "그들은 결국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통해 도망갔다"고 말했다.

반군은 또 카다피 친위부대와 나흘간의 전투 끝에 트리폴리 서쪽 80㎞의 사브라타를 장악하는 등 리비아 서쪽에서 카다피에 대한 압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사브라타의 군사훈련시설을 비롯한 카다피 측의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반군을 도왔다.

반군이 자위야 정유시설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나토에 속한 영국군 폭격기가 바다에서 공격을 가하던 카다피 친위부대의 함정을 격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카다피 측은 물론 반군 측에서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위야 인근 병원의 의사들은 전날 정유시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9명이 숨지고 적어도 45명이 부상했으며 대부분이 반군 측이라고 전했다.

반군은 트리폴리 남쪽에서도 80㎞ 떨어진 가리안을 차지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동쪽에서는 정부군의 우위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군이 장악한 즐리탄 공격을 준비 중이던 반군이 정부군의 선제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활동가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동쪽 전략적 요충지인 석유수출항 브레가 역시 반군의 수중으로 넘어왔지만 지난 며칠간 정부군의 반격으로 40명이 숨지고 100명 가까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측 대변인 무사 마흐무드 알-무그라비는 "이곳 전투는 도심에서 벌어지는 시가전인 관계로 사상자가 상당수 발생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브레가와 자위야, 가리안, 사브라타, 미스라타 등지에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리비아 내 인권 악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서쪽의 자위야 남쪽의 가리안, 동쪽의 미스라타 등 전 방위에서 카다피의 거점 트리폴리를 압박하는 반군의 우세가 확실한 분위기다.

카다피 측은 이처럼 궁지에 몰리자 정전을 제의하고 나섰다.

바그다디 알-마흐무디 리비아 총리는 "자위야의 정유시설은 아직 정부군의 수중에 있다"면서도 "즉각적인 정전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알-마흐무디 총리는 이날 트리폴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최근 정치적 해결을 위한 접촉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반군과 정부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관측이 사그라지지 않는, 튀니지 제르바 섬에서 진행 중인 양측의 비밀 협상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전 총리는 한 프랑스 일간지에 "지난 15일 튀니지에서 열린 리비아 측 인사들의 대화에 참여했다"면서 "대화의 성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더는 자세한 언급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