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누리꾼들 사이에 역대 최악의 '사이버대전'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도 문제와 이종격투기 임수정 선수 '구타 사건' 등을 놓고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를 공격하겠다는 누리꾼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3천명이 넘는 누리꾼이 인터넷 카페 '넷테러 대응연합'에 모여 광복절인 오는 15일 일본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http://www.2ch.net)을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누리꾼들은 2ch에 동시에 접속해 새로고침(F5) 키를 연달아 눌러 게시판을 마비시킨다는 전략을 짰다.
이들은 15일 오후 3시를 공격 개시 시각으로 정해 '공격 툴' 배포를 계획해놓고 홍보 영상을 만들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리는 등 공격에 동참할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2ch에 잠입해 적진을 교란시킬 일본어 능통자를 수소문하고 일본인 '첩자'를 걸러내기 위해 회원들에게 실명인증을 받는등 '정보전'도 치열하다.
한국을 비방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는 2ch은 지난해 '3ㆍ1절 사이버 대전' 때 같은 수법으로 공격을 당해 33개 게시판 가운데 30개가 다운됐다.
당시 일본 누리꾼들은 반크와 청와대 홈페이지를 공격하며 맞서다가 한국 누리꾼의 조직적 공세에 밀려 반격을 포기했고 2ch 서버를 관리하는 미국 IT기업은 FBI(미국연방수사국)에 수사 의뢰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에도 3ㆍ1절이나 광복절에 두 나라 누리꾼 사이에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본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누리꾼들이 어느 때보다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 때문에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일본 방송국 TBS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1만1천명이 넘는 누리꾼이 서명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본 누리꾼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중국에 내다팔자"는 등 상식과 도를 넘은 주장도 제기돼 두 나라 누리꾼의 '사이버 전쟁'이 자칫 인터넷 정보 보안을 둘러싼 문제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최근 독도 관련 홈페이지 운영자들에게 디도스 사이버대피소 이용을 안내하는 등 혹시 있을지 모를 디도스 공격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