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경제지표들이 세계 경기침체 우려를 덜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국내 증권사들이 10일 평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날 7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작년 동월보다 6.5% 급등했으며 산업생산은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CPI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물가 상승세가 여전함을 보여줬으며 산업생산은 예상치보다 낮아 생산둔화 우려를 낳았다.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연구원은 "중국의 7월 경제지표가 예상치보다 좋게 나와 선진국 재정위기로 초래된 경기둔화 우려를 완화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실현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주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가 무난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될 때는 중국 지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처럼 선진국 경기둔화 우려가 팽배할 때는 중국 지표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선진국 경기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박매화 연구원도 "중국 CPI 상승은 돼지고기 등 식료품 가격이 주도했다"고 분석하고 "중국 물가가 3분기에 고점을 치고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긴축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진국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중국 정부가 금리 인상보다는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김경환 연구원도 "중국 물가상승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 물가하락이 수치로 증명되기 전에는 중국 정부의 긴축 기조가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8월 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며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등도 반등할 수 있어 긴축 완화에 가까운 정책 변화는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