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악재와 경기 침체 확산으로 5거래일째 급락세를 보이며 1860선대로 밀려났다.
8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74.30포인트(3.82%) 급락한 1869.45로 장을 마쳤다. 이는 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인 지난 3월15일 장중 저점인 1882.09보다 낮은 수준이며 종가 기준으로도 연중 최저치다.
코스피가 187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0년 10월 19일 1857.32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5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영향으로 1.40% 하락한 1916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주요 7개국(G7)의 공조 합의로 일시 낙폭을 줄였지만 외국인 매도 지속과 개인의 매물 확대로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이 닷새째 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후 들어 개인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는 장중 한때 1800.00(-7.40%)까지 폭락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 낙폭 139.92포인트는 2008년 10월 29일 금융위기 때의 157.98 이후 최대이다.
지수 급락에 따라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선물시장이 5% 이상 하락하는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오후 1시23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후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개인이 733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여 2010년 7월 14일의 8147억원 순매도 이후 1년여만에 최대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도 매도 규모를 크게 줄었지만 784억원 매도 우위로 닷새째 매도를 이어갔다. 기관이 6432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만회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다만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6800계약 이상 순매수에 나서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5262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급매물을 소화시켰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증권업종이 6% 넘게 폭락한 것을 비롯해 은행, 기계, 의료정밀이 5% 넘게 떨어졌고, 전기전자, 화학, 운수장비 업종도 3∼4%대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시총 100위권 종목들 가운데 오른 종목은 금호석유, 현대위아, 영풍 등 3개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