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매도' 리포트

입력 2011-07-29 18:47
<앵커>

주식 투자하실 때 증권사에서 발표하는 종목 리포트들을 많이 참고하실텐데요.

그런데 이 리포트에서 언제부터인가 매도의견을 찾아볼 수 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김민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올 해 증권사에서 내놓은 종목 분석 리포트는 모두 1만 3천여건. 그런데 이 중 해당 종목을 팔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한 건도 없습니다. 심지어 보유 비중을 축소하라는 의견을 내놓은 리포트도 단 한 건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이 비단 올해 만의 일은 아닙니다. 2009년 삼성증권이 내놓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매도의견이 마지막입니다. 2년이 넘도록 종목을 팔라는 얘기가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매도의견을 제시하는 종목 리포트는 없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매수할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분석을 합니다. 한정된 시간에 정해진 리포트를 써야하는데, 팔 종목보다는 살 종목을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저희들이 매수할 만한 종목들을 커버하고 있거든요. 업황이 나빠지고 있고, 이익이 줄고 있는 것은 커버에서 빼 버리는 거죠"

여기에 기업 눈치보기도 무시 못할 이유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으로부터 정보제공을 받거나 탐방을 통해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그런데 해당 기업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를 작성하고 나면, 그 때부터 애널리스트는 그 기업과 등을 져야 합니다. 웬만큼 소신있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매도보고서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지 않는 기업은 보고서 작성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또 부정적 의견이 나와도 매도보다는 중립이나 비중 축소와 같은 의견으로 돌려 표현합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일정 비율 매도 리포트를 제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습니다.투자자들에게 살 종목만 추천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종목을 파는 것도 추천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의 고충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보수의견 제시를 통한 건전한 시장 분위기 형성도 그들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WOW-TV NEWS 김민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