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도매상, 의약외품 유통 반란?

입력 2011-07-26 11:47
제약업계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제품 공급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의약품도매상들이 제품을 공급하는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정부는 이러한 유통구조에 대해 모르는 듯한 인식을 불러 일으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28일부터 월드점과 서울역점 등 30개 점포에서 의약품도매상에게 납품받는 의약외품을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롯데마트는 점포별로 가정상비약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동아제약 박카스디와 영진약품 구론산G, 유한양행 안티프라민 등 총 9개 품목을 판매한다고 26일 밝혔습니다.

홈플러스도 중간 도매상을 통해서 상품을 확보한 자양강장제와 소화제·연고류의 의약외품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 공급하는 의약품은 제약사에서 직접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재 박카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곳은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30개 점포에 매장을 설치해 박카스디를 판매할 정도 규모이면 대형급 의약품도매상에게서 공급받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아제약의 경우 박카스 유통은 박카스차량을 통해 87% 가량을 직접 약국에 납품하고 나머지 13% 정도를 의약품도매상들이 약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사회 눈치 등으로 제약사들이 의약외품 전환 품목에 대한 공급에 소극적이자 유통업계가 의약품도매상들에게서 납품을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일반의약품(OTC) 약국외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제품 준비 과정"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수희 장관은 청와대 보고에서 "정부 고시로 진행되다 보니 제품의 바코드 등 준비과정 때문에 그렇다"며 "28일께부터 보급될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유통업계 현장에서는 의약품도매상들과 거래하고 있고, 제약업계는 여전히 약사회 눈치로 제품 공급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의약외품 전환품목을 보유한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8일부터 판매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회사에서는 여전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의약품도매상들이 재고로 가지고 있는 의약외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약사가 약사회 눈치나 내부사정으로 물량 공급이 어려울 경우 또다른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