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장애인 고용 '무늬만'

입력 2011-07-22 18:52
<앵커>

한국거래소가 최근 2년사이 장애인 채용을 대거 늘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막을 들여다보니 기업의 사회적 책임외에도 복잡한 이유들이 얽혀 있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거래소의 현재 월평균 상시근로자수는 740여명.

그 중 40명은 장애인입니다.

지난 2009년말 8명이었던 장애인 직원수는 불과 일년만에 40명으로 정확히 다섯배 늘었습니다.

장애인 고용촉진법에 따른 장애인 고용기준 2%는 물론이고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 기준 3%도 훌쩍 넘겼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부터 장애인 고용을 늘려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조금씩 줄여왔는데 결국 지난해 8월부터는 부담금을 내지 않을 정도로 장애인을 많이 뽑은겁니다.

<전화 인터뷰> 한국거래소 관계자 (음성변조)

"2009년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고 장애인을 뽑아야 된다는 개념이 있긴 했는데 작년에 경영평가 받으면서 경영평가 대상도 되고 고용부담금을 저희들이 굳이 물 이유가 없다는 취지에서 작년에 장애인들을 많이 뽑았죠."

하지만 문제는 한국거래소가 장애인들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데 있습니다.

40명의 장애인 직원 중 24명은 2년의 기간이 있는 계약직, 14명은 기간 1년 미만의 인턴들입니다.

장애인 18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예탁결제원, 그리고 장애인 12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 코스콤과 대조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장애인 청년인턴 10여명을 추가로 채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표면적 이유는 '장애인 고용확대를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이었지만 설명을 들어보니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화 인터뷰> 한국거래소 관계자 (음성변조)

"인턴은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연평균으로 장애인들이 얼마씩 있어야 하는데 부족할 가능성 있으니까 추가적으로 10여명 더 뽑아서 활용한다는 취지로.."

장애인들의 이탈로 고용 기준에 미달하면 부담금을 내야할 지 모르니 10여명의 장애인 인턴을 미리 뽑아두겠다는 겁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6년간 채용한 정규직 98명 중 장애인은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장애인들을 조직의 진정한 구성원이자 동료로 보기보다는 부담금 납부를 피하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한국거래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