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무장단체가 쿠웨이트에서 항만 건설 공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 컨소시엄에 공사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케타에브 헤즈볼라'라는 이름의 무장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쿠웨이트 항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에 경고한다"며 "이라크인들은 이라크를 경제적으로 질식시키기 위해 항만을 건설하고 있는 쿠웨이트 정부의 처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케타에브 헤즈볼라는 지난달 6일 이라크에서 미군 6명을 숨지게 한 공격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무장단체다.
이 무장단체가 공사 중단을 촉구한 현장은 쿠웨이트 북부 부비얀 섬의 무바라크 알-카비르 항만 건설 현장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난 5월 착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라크 측은 국경 지역에 자리잡은 알-카비르에 항만이 조성될 경우 자국의 해상 운송로가 더욱 협소해질 수 있다며 항만 건설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쿠웨이트 측으로부터 알-카비르 항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지난 15일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국 관계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사건으로 극도로 악화했다가최근 들어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 간 해상 경계 분쟁 등으로 갈등이 촉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라크는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525억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유엔의 배상 결정에 따라 현재까지도 분기별로 석유 수출소득의 5%를 쿠웨이트에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