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주와 매수자가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게 시간외 거래로 대량의 주식을 주고 받는 것을 블록딜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굵직한 블록딜이 여러건 성사됐지만 대부분 외국계 IB들이 중개를 담당했습니다. 토종IB들이 명함을 못내미는 이유. 김성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KCC는 14일 장 시작 전 블록딜을 통해 만도 지분 17%를 6천370억원에 처분했습니다. JP모건이 주관을 맡은 가운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모든 물량을 받아갔습니다.
이달초 KB금융도 메릴린치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통해 블록딜로 자사주 1조8천억원치를 처분했고 예금보험공사도 신한금융 주식을 JP모건과 우리투자증권를 통해 1500억원치 팔았습니다.
최근 굵직한 블록딜이 많았지만 중개 대부분 외국계 대형 IB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토종IB는 단독은커녕 공동 주관사로 겨우 참여하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블록딜 시장에서 토종 IB가 명함조차 못 내미는 이유는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국내 IB업계 관계자
“블록딜이 돌아가는 경우 대량 매매가 국내 기관보다는 외국계 헤지펀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컨텍이 외국계 증권사 쪽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 대기업들도 그런 쪽으로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물량을 받아 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포토폴리오도 다들 비슷합니다. 결국 시각이 다른 해외 기관투자 외에는 대량 매매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국내 업체간 저가 수주 경쟁으로 블록딜 자체가 돈벌이가 안 되는 것도 한 몫합니다.
<☎인터뷰> 국내 IB업계 관계자
“국내사는 블록딜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이유가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붙기 때문이다. 대기업 블록딜 경우 1bp, 2bp 그렇다. 실제로 수익률은 크지 않다.”
국내 IB시장은 여전히 외국계 놀이터인 가운데 토종IB 육성이란 구호가 무색하기만 합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