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 회장 "저축은행은 반드시 인수한다"

입력 2011-07-14 07:27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14일 "다소 큰 비용이 들더라도 저축은행을 반드시 인수할 계획"이라며 "시장에는 상대방이 있어 원하는대로 할 수 없지만 (여건이 허락되면) 생명보험도 인수하겠다"며 KB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어 회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은행 부문 강화도) 기본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것이 원칙이며 단순히 자산규모를 늘리는 인수합병(M&A)은 하지 않겠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어 회장은 "KB금융은 기본적으로 서민 금융에 강점이 있고,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난데다 리딩뱅크로서 금융산업 안정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세가지 차원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것"이라며 "가능한 한 영업권에 대한 프리미엄을 많이 주고 사려한다"고 말했다.

직원 40명과 공인회계사 30명, 변호사 20명 등 90명이 한 달간 정밀한 실사를 통해 자산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높은 가격이라도 인수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것이 어 회장의 설명이다.

어 회장은 또 당초 9월까지로 예정됐던 자사주 매각을 예정보다 일찍 성공적으로 끝낸 데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보험업체 인수에 대해 언급, "손해보험이 희망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현재 영업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손해보험쪽에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한 뒤 "KB생명이 업계 14위에 불과하지만 축적된 경험과 인재가 있어 생명보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과 관련, "우리금융은 사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사모펀드와 협조할 생각 역시 추호도 없다"면서 "작년에 살 수 있었다면 시너지가 있는 외환은행을 샀어야 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서민층 주거안정 자금 지원을 위한 국민주택기금 수탁업무 재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어 회장은 "옛 주택은행이 노하우를 가진 국민주택기금 수탁업무를 중단한 것은 단순한 장부상 손익을 떠나 다른 영향력을 많이 잃을 수 있기 때문에 2년 뒤 돈을 많이 주고서라도 꼭 되찾아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 계획에 대해 어 회장은 "상반기에 신입행원의 절반인 100여명을 해외 대학 출신으로 선발하는 등 인사 혁신을 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100명을 뽑을 예정이며, 그 가운데 20명은 공인회계사(CPA)를 뽑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국내 은행들의 국제화 수준은 그동안 인재를 기르지 않아 30년 전과 거의 동일하게 초보적 영업만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대기업이 성공했듯 KB금융그룹도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깜짝놀랄 과학적 어프로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해외시장을 겨냥한 인재양성에 주력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그는 "(가계부채가) 총부채상환비율(DTI)만으로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책을 시행하는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며 "다만 예대율 기준 상향은 국내 금융시장 위축과 금리 인상, 이중 규제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어 회장은 "증권거래소 한국지배구조연구원으로부터 KB금융이 지배구조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다른 은행이 하고 있는 것은 이미 다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