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국내 증시는 이탈리아 재정위기 우려로 조정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2일 이탈리아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국내 증시 전반에 부정적 효과로 이어지겠지만 상대적으로 대형주 피해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주체들 가운데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이 빠르게 증시를 이탈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투자 비중이 큰 대형주들의 주가 하락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37.78포인트(1.78%) 떨어진 2,086.32를 기록하며 중형주(-0.91%)와 소형주(-1.25%)보다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유럽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경우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철강 등 수출 업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탈리아 위기로 유럽 경기가 후퇴하면 유럽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 우려로 유럽 증시에서 은행주들이 급락한 데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국내 은행주들이 덩달아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은행권이 이탈리아 은행들과 연계된 수준은 매우 낮기 때문에 실질적인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위기의 향방은 이번 주 발표되는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지도자들의 발언 등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위기가 현실화돼 유로존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아직 낮다면서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