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해병대 부대에서 10일 병사 1명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이유는 작업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1일 해병대에 따르면 10일 오후 10시 20분경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 내 목욕탕에서 이 부대 소속 정모 일병(19)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병사들이 발견했다.
정 일병이 생활관에 남긴 유서에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에 적응을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너무 나한테 담아둔 것일 수도 있지만 머리가 멍하다. 벼랑 끝에 몰린 이 기분" 등의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왼쪽 가슴에서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흔이 3곳에서 발견됐다"며 "통상 상흔이 한 곳에만 있으면 어딘가에 부딪혔을 수 있지만 상흔이 집중돼 있으면 구타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족은 정 일병이 선임병에 의한 작업열외와 구타로 인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정 일병이 선임 병사들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며 여러 작업에서 제외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작업열외란 군대 내 여러 작업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