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식거래가 늘어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증권사들이 스마트폰 수수료 '공짜 전쟁'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급성장하는 모바일 거래시장을 선점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이 시장의 수익성이 불투명한 만큼 과열 경쟁의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거래 공짜 경쟁에 가장 최근에 뛰어든 곳은 SK증권이다.
이 회사는 올해 10월 말 전에 계좌를 만든 고객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인 '주파수'를 통해 증권 거래를 하면 내년 말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준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하나대투증권도 최근 신규 계좌를 개설해 스마트폰으로 주식이나 선물ㆍ옵션을 거래한 고객에게 1년 동안 수수료를 안 받기로 했다. 매월 100만원 이상 거래하면 스마트폰을 무료로 주기도 한다.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전쟁'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스마트폰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작년부터다.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4월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가려 한다"면서 스마트폰 수수료를 기존 0.1%에서 0.015%로 대폭 낮춘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휴가철을 전후해 키움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짧게는 석 달, 길게는 1년씩 신규 고객에 한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올해는 수수료 인하전이 한동안 잠복하는 듯했으나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자 다시 불붙었다. 스마트폰 '공짜 전쟁'이 제2라운드로 접어든 양상이다.
대신증권이 지난달 1일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사이보스 터치'에 새로 가입하면 수수료를 면제하고 최신 모델인 '갤럭시S2'를 공짜로 준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은 4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계좌를 튼 고객에게 스마트 기기 수수료를 6개월 동안 면제하고 있다. 거래 수수료뿐만 아니라 이체 수수료까지 무료다.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비슷한 혜택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수수료 0원'으로는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해당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코스닥시장의 무선단말기 거래 비중이 2009년 2.56%에서 작년 3.80%, 올해 7.16%(월평균)로 커지고 있다. 올해 초만해도 5.71%였으나 지난달에는 8.84%로 급성장했다.
이처럼 빠르게 팽창하는 시장에 증권사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선두주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스마트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30여곳 중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점유율 20% 내외로 '빅2'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혈 경쟁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공짜 수수료의 달콤한 맛을 본 투자자들이 이벤트 종료 후 유료로 전환한 모바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적잖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말 이벤트를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수수료 0.015%를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