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구제금융 받은 그리스 주권 대폭 제한"

입력 2011-07-04 06:58
국가부도를 피하기 위해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주권은 앞으로 대폭 제한될 것이라고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인 융커 총리는 3일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실린 인터뷰에서이같이 말하고 앞으로 그리스는 국유재산 매각이나 금리 결정 등과 관련해 외국의 개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커 총리는 "그리스는 이미 경제개혁 조치들과 관련해 유로존 전문가들이 자국을 돕는 것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과 IMF는 구제금융 제공의 전제조건으로 그리스의 경제 및 재정 개혁을 주문했다.

그리스 의회는 오는 2015년까지 공공지출을 284억유로 가량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는 한편 500억유로 규모의 국유재산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중기 재정 계획'을 지난 주 논란끝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국민의 반감과 헐값매각 논란, 공공부문 노조와 야권의 반발 등을 헤치고 이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융커 총리는, 그리스는 스스로 결정한 사항들을 신속하게 실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외국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국유재산을 민간에 매각하는 민영화와 관련해 "예컨대 독일의 신탁청과 유사한 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독일 신탁청은 동독 공산정권 붕괴 이후 1990년 옛 동독 국유기업의 민영화를 관장하기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한편, 유로존은 3일 재무장관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5차분 지원 세부 방식과 추가 지원 문제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