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 2위 GS칼텍스가 정유업계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름값 단계적 환원 방침을 정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30일 "제품 가격이 급변하면 수급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렸던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단계적 인상을 언제부터 할지, 기름값을 어떻게 단계적으로 올릴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GS칼텍스의 이 같은 조치는 이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유사들이 합리적 방법을 찾아서 국민들이 충격을 느끼지 않도록 조취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공개발언하는 등 정부가 기름값 '연착륙'을 압박해 오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 뿐 아니라 다른 정유업체도 ℓ당 100원 할인 조치가 끝난 이후 기름값을 당장 원상회복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원래 가격에 접근해 갈 전망이다.
SK에너지는 다른 정유사와 달리 카드 할인 방식을 채택해 단계적 인상을 하려 해도 절차가 쉽지 않아 일단 내달 7일 기름값 100원 할인을 바로 끝낼 예정이지만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GS칼텍스의 조치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이미 광고를 통해 3개월 동안 카드 할인을 한다고 밝혔고, 카드사와 조율이 쉽지 않아 예정대로 내달 7일부터는 100원 할인을 끝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에너지가 GS칼텍스가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환원하면 SK와 가격차이가 생기고 수요가 GS칼텍스로 몰리게 돼 자연스럽게 SK에너지도 가격을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100원 할인을 시작했을 때 다른 업계가 모두 따라갔듯, 공개된 시장에서 GS칼텍스가 가격을 단계적으로 환원하면 다른 회사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단계적 가격 인상과 맞물려 국내 주유소 가격을 2주일가량 선행하는 싱가포르 국제 제품시장 가격이 국제 비축유 방출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내달 7일 기름값 할인이 끝나도 급격한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