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24일 최근 논의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등 북한 비핵화 노력과 관련, 남북간 관계개선과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아울러 대북 식량지원의 경우 북한이 모니터링 문제 및 2007년 식량지원 중단 당시 남겨둔 2만여t의 처리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입장을 밝힌 뒤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김 장관은 "오늘 회담에서 한ㆍ미 양국은 최근 북한의 도발적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북측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고, 그 첫단계로 진지하고 건설적인 남북간 비핵화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자회담이 진행된다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고하게 보이는 등 우선 적절한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북한 비핵화 회담과의 연계성에 언급, "천안함은 남북간 이슈이고, 6자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이슈"라고 전제하면서도 "현 상황에서 비핵화를 다루는 이슈도 우리와 관련된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진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 논의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천안함 사태 등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클린턴 장관도 "우리는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열린 입장이지만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결심과 공유된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 재개 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포함한 행동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 미 정부는 '듀얼트랙' 접근을 추구한다"면서 "남북이 스스로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조건하에서만 대북대화를 진행하고, 동시에 추가 핵개발 프로그램과 핵물질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이 모니터링 문제 및 2007년 대북식량지원 중단 당시 북한에 남겨둔 식량 2만여t의 처리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대북식량 지원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적절한 인도적 필요성 여부와 다른 곳보다 더 필요한지 여부 및 지원 식량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으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능력에 따라 어떤 결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따라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검토할 수 있기 이전에 북한은 모니터링 문제와 중단됐던 과거 식량지원 당시와 관련된 미해결 문제(2007년 식량지원 중단 당시 북한에 남겨둔 2만여t 식량에 대한 북한의 전용 의혹)에 대한 우리의 심각한 우려를 해소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정치적, 안보적 고려와는 별도로" 식량을 지원해 왔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밖에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 한ㆍ미ㆍ일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올여름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회견에 앞서 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과 라즈 샤 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이 배석한 가운데 개발협력분야 파트너십 구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한ㆍ미 개발협력 의향서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