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금융상황이 미국이나 유럽과 다르기 때문에 증권사의 투자은행 기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총영사관, 코리아소사이어티 공동주관의 '한국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 헤지펀드, 투자은행 그리고 파생상품' 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한국 정부가 최근 헤지펀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헤지펀드는 한국의 자본시장과 투자은행 발전에 획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은 '너무 복잡하고', '지나치게 연결돼 있으며', 금융회사와 비즈니스모델이 개성을 잃고 '동질화'되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시스템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복잡한 장외파생상품을 거래소 거래상품으로 표준화하고 중앙청산소를 통해 결제하도록 함으로써 '복잡한' 문제를 없애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해 상호 연결고리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에 헤지펀드라는 새로운 성격의 참가자를 도입하면 '이질성'과 '다양성'도 높아져 외부충격을 인내하는 힘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증권사에 증권대차, 주문집행, 신용공여, 펀드수탁 등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 특히 대형 증권사가 투자은행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원장은 또 한국은 대외자원개발이나 원자력발전소 수출, 신성장산업 육성 등 위험부담을 수반하는 대규모 금융지원을 위해 투자은행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과도한 위험부담을 초래한 비즈니스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잡고 있지만 한국은 이와 달리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투자은행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던 증권사를 진정한 투자은행으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