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생 직장 이제 어느덧 옛말이 됐습니다. 특히 근속 연수가 유달리 짧은 증권사들에게는 남의 일일 수 밖에 없는데요. 20대 증권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6년2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창립 49주년을 맞은 대신증권. 반세기 가까이 국내 주식 시장을 이끌어온 명가답게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습니다. 특히 30년 넘게 대신증권에 몸 담아 오며 IMF도, 금융위기도 이겨 온 강성호 인천지점장의 감회는 남 다릅니다.
<인터뷰> 강성호 대신증권 인천지점장
"지난 30년간 한국 증권 산업과 대신증권이 크게 성장해 왔는데 성장의 역사를 함께 했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파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지난 연말 기준 20대 증권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6년2개월에 불과합니다. 직원들이 가장 오래 다닌 증권사는 현대증권으로 10년6개월인 반면 HMC투자증권은 3년이 채 안됩니다. 같은 금융권인 은행업종의 평균 근속연수가 13년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짧아도 너무 짧습니다.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19년이 넘는 현대중공업, 18년9개월인 포스코, 17년5개월인 현대차 등 제조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증권맨들이 단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잦은 이직과 스카웃 때문입니다. 실제로 퇴직자의 80%는 회사를 옮겨도 여전히 증권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도 한 몫합니다. 예전엔 기술 하나만 잘 배워도 평생을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은행, 보험 등 업종 장벽은 무너졌고 글로벌 업체와도 경쟁해야 합니다. ELS, FX마진 등 새로운 상품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어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양근창 현대증권 인사부 과장
"금융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 예전처럼 국내 시장만으로 판단을 못한다. 국제 시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이 많아 앞으로 (근속기간은) 더욱 짧아 질 것으로 예상한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앞으로 여의도 증권가에 텃새는 줄고 철새들만 넘쳐날 전망입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