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학에 등수를 매기는, 이른바 국제 대학 순위평가의 폐해가 매우 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유럽대학협회(EUA)는 '국제 대학 순위평가(rankings)와 그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근년 들어 국제 대학 순위평가가 성행하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세계 고등교육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으나 그 장점 보다는 단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47개국, 850개 대학과 총장들의 모임인 EUA는 이 보고서에서, 지난 2003년 중국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이 세계 500대 대학 순위를 발표한 데 이어 영국 신문 '더 타임스' 측과 미국 신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를 비롯한 대학과 기관, 언론들이 쏟아내는 국제 대학평가들 가운데 영향력이 큰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EUA는 85쪽 분량의 이 보고서를 통해 우선 "각 순위평가들이 공통적으로 대학의 임무 가운데 연구를 교육보다 너무 많이 반영하는 등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대학의 설립 목적과 추구하는 가치와 기능을 도외시한 채 연구 실적 평가에만 치우쳐 다양성을 해치고 대학의 기능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또 "순위평가에 사용되는 방법론과 지표들에 타당성이 부족한데다, 이와 관련한 해당 기관들의 투명성과 공개성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대학들이 평가에 맞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할 가능성 등에도 취약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