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추값이 계속 떨어져 한 포기에 1천 원이 될까 말까인데, 포장김치 가격은 어째 그대로입니다.
김치업체들은 정부의 입김에 한 번은 내렸어도 두 번은 어렵다며 손사래 치고 있습니다.
속사정을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코너입니다.
주부들이 떨어진 배추값을 보고 포장김치 가격도 내렸나 싶어 왔다가 금세 발길을 돌립니다.
1kg짜리 한 봉지라고 해봤자 안에 든 김치는 한 포기 채 안 되는데 가격은 8천 원에 맞먹습니다.
<인터뷰> 오혜경 (29) / 인천
"그새 배추값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그런데 김치 가격은 오른 상태 그대로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귀찮아도 집에서 담궈먹게 되죠."
옆 채소 코너에서 배추 한 통은 980원, 할인 없는 마트에 가도 현재 1천200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추값은 배추 파동이 시작된 지난해 9월 가격의 10%도 안 되게 내려앉았지만, 포장김치는 그때 오른 가격 거의 그대로입니다.
올 들어 김치 제조업체들은 내려봐야 고작 10% 안팎으로 내렸고, 그나마 인하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결국 지난해 배추 파동 전보다 아직 10% 비싼 가격인데도 업체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치업체 A사 관계자 (음성변조)
"배추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해도 고추가루 같은 다른 재료들이 같이 들어가는데 이런 부재료들이 많이 또 올라서 여전히 부담됩니다."
김치 속 가격 부담도 분명 있지만, 이미 비싼 가격에 계약재배 물량을 받기로 해 당장 더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심지어 정부에 등 떠밀려 가격을 내린 뒤 사업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몸 사리는데 그럴 듯한 구실을 대고 있습니다.
<녹취> 김치업체 B사 관계자 (음성변조)
"(지난해 말) 가격을 내린 김치 제품들은 사실 정부에서 요청한 것들입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라든지 농림부라든지, 정부의 요청에 한 차례 인하하고서 적자가 커져 지금 기업 유지가 어렵습니다."
언제는 배추값 따라 무섭게 가격 올리던 업체들이 또 내렸다가는 손해 볼까봐 정부 눈치 봐가며 미적거리는 사이 괜한 소비자들만 내몰리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