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모바일 지갑 시대, 삼성카드는 '왕따'

입력 2011-06-14 18:46
<앵커>

모바일 지갑 시대를 열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이 함께 뭉쳤는데요, 삼성카드만 유독 참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보면 더욱 황당합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치훈 사장의 부임과 함께 적극적인 행보로 업계를 긴장시켜 온 삼성카드.

올해 초 업계 간 사업단을 만들고 통신사와 협력을 맺는 등 모바일 카드 시장 공략에 나섰던 삼성카드가 돌연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13일 있었던 모바일 지갑 활성화를 위한 NFC 서비스 양해각서(MOU) 체결에 다른 모든 카드사 사장들이 참석했는데, 유독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만 참석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측은 최 사장이 경영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양해각서 체결과 상응하는 중요한 일정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못했습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기로 협의체에서는 최 사장의 불참을 사업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당장 협의체가 구축할 인프라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전화인터뷰> 방통위 내부 관계자(음성변조)

"시범사업이 아니라 본 서비스에서 같이 출발을 못하는거죠. 같이 가야되는 건 맞는데, 현재는 동참을 같이 안 했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는 걸로 저희는 인식을 하고 있고요."

협의체가 구축할 10여만 대의 복합결제기에 삼성카드만 모바일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삼성카드 측은 이번 MOU 체결 불참으로 인프라 구축참여에서 배제된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삼성카드 관계자(음성변조)

"(방통위에서는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했는데?)

그거는 모르겠습니다. 그 얘기는...방통위쪽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거든요."

삼성카드 측은 모바일 카드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고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일로 정작 MOU의 기본조차 모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불참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 내부보고를 올리는 과정에서 누락이 있어 일어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의 사업에 대한 준비성이 다른 카드사와 대비된다"며 준비소홀을 지적했습니다.

떨어지는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던 삼성카드.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새로운 산업 기반에서도 뒤처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WOW-TV NEWS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