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 당국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대형 금융회사와 리비아간의 수상한 거래에 대해 칼날을 겨누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금융회사들이 리비아 국부펀드의 투자 유치와 관련해 손실보전 성격의 자금을 지급하려던 정황이 미 당국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무아마르 카다피의 통제를 받는 리비아 국부펀드인 리비아 투자청(LIA)과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금융회사간 거래관계를 보여주는 문서들을 조사하면서 공식 조사에 착수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에 연루된 금융회사는 골드만삭스 외에도 소시에테 제네랄, HSBC, 칼라일 그룹, JP모건에 인수된 베어스턴스, 오치-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 리먼브러더스 등이 있다.
SEC는 무엇보다 LIA의 투자손실 보전을 목적으로 골드만삭스가 LIA에 대해 5천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LIA는 통화옵션과 주식 등에 대한 투자를 위해 골드만삭스에 13억달러를 맡겼는데 이후 LIA는 투자원금의 98%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거래를 종료하고 책임을 면하기 위해 LIA에 대해 거래 비용과 함께 5천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최근 불거진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사태로 논의가 중단돼 실제 자금지급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LIA는 골드만삭스로부터 받은 자금을 리비아국영 석유회사 사장의 사위가 운영하는 자문업체 팰러딘 인터내셔널 에셋 매니지먼트에 넘길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미국의 해외부패법이 미국 기업이 외국의 정부 관리나 국영기업 직원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뇌물제공을 제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이번 자금거래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골드만삭스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