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밀접촉 진실 안 밝히면 녹음기록 공개"

입력 2011-06-09 17:52
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는 9일 남측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은폐한다면 녹음기록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방위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태효, 김천식, 홍창화) 모두가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당국간 회담뿐만 아니라 적십자회담 등 각급 회담과 접촉이 이뤄질 때마다 관례적으로 녹음기 등을 이용해 논의내용을 기록한다.

정책국 대표는 이번 접촉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우리 정부의 해명에 "김천식은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며 "통일부 장관 현인택이 직접 접촉의 전 과정을 주관하고 있으며 청와대에도 그가 단독선을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절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우리측 해명에 대해서도 "그들은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로 간주되는 절충안이라도 내놓자고 빌붙었다"며 "그것도 통하지 않게 되자 나중에는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대결정책도 철회할 것이고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상회담 일정을 제안한 적이 없다는 우리측 설명에 대해서도 "김태효는 현 당국은 시간이 매우 급하다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며 "말레이시아에서 비밀접촉을 한번 더 가지고 뒤따라 장관급회담을 한 후 6월에 판문점에서, 8월에는 평양에서, 다음해 3월에는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기간에 정상회담을 연속 갖자는 시간표였다"고 맞받았다.

돈봉투와 관련해서는 "접촉이 결렬상태에 이르게 되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우리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며 "우리가 즉시 처던지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돈봉투가 숙식비용이었다는 우리측 해명에는 "우리 대사관에서 숙식과 운수수단을 보장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그들이 우리 대사관에 체류비를 섬겨바치려고 돈봉투를 마련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은 지난 1일 남북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비밀접촉을 했으며, 남측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5월 하순 열자고 제안했다고 접촉내용을 전격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