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맥주보다 막걸리'

입력 2011-06-08 23:38
<앵커>

여름 하면 시원한 맥주부터 떠올리시죠?

벌써 초여름 날씨라 그새 맥주가 많이 팔렸을 것 같지만 계속 뛰는 물가 때문에 올해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마트에 나가봤습니다.

<기자>

한 대형마트의 주류 판매 코너입니다.

금세 더워진 날씨에 나들이 갈 때 마실 막걸리와 소주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몇 병씩, 많게는 상자째 담으면서도 정작 여름 주류인 맥주를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현기 (27)

"(기자 : 맥주보다 막걸리 더 많이 드시나봐요?) 네. 100, 200원 차이지만 그래도 막걸리가 조금 더 싸니까 또 낱개로 사기 쉬워서 많이 찾아요."

실제로 이 마트에서는 날이 더워지고서 지난 한 달 간 막걸리가 지난해보다 21.1%나 더 팔렸습니다.

소주도 매출량이 2.5% 증가해 고작 0.5% 늘어난 맥주를 따돌렸습니다.

한두 병 쉽게 살 수 있는 편의점에서는 인기가 더욱 폭발적이어서 이 달 들어 며칠 새 막걸리는 43%, 소주는 27% 매출이 뛰었습니다.

<인터뷰> 류정현 홈플러스 영등포점 부점장

"최근 물가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주나 막걸리를 많이 찾는 편입니다. 특히 막걸리는 종류가 다양해져서 찾는 횟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막걸리와 소주는 조금 더 싼 만큼 경기가 어려울 때 강한 제품들입니다.

올 들어 식품 가격이 줄지어 인상돼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여름 입맛마저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이 와중에 2, 3년째 묶인 주류 가격이 하반기에 다 오르기라도 하면 속 타는 서민들에게 맥주보다 막걸리라는 선택조차 어려워질 지 모를 일입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