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개 실밥이 만드는 구름관중의 비밀?

입력 2011-06-03 18:26
프로야구 열기가 과히 폭발적이다. 지난 주말까지 누적 관중 수만 24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이상 늘어났다. 연일 이어지는 각본 없는 드라마에 팬들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된다.

흔히 야구중계를 보다 보면 ''과학적''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야구의 본질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공과 야구 배트, 글러브 등 많은 야구 장비들이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지만 항상 논란이 많은 용품 중 하나가 바로 야구공이다.

골프 공처럼 야구공이 멀리 날아간다면? 모든 타자들이 홈런왕이 된다면? 야구라는 스포츠는 지금 알고 있는 야구와 또 다른 형태로 진화돼 있을 것이다.

투수의 손 끝을 떠나 18.44m의 거리를 0.4초 사이에 도달하는 순간 펼쳐지는 타자와 투수와의 ‘찰나의 승부’에 관중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더 빠르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는 145g의 작은 야구공.

야구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야구공은 코르크(Cork), 고무 또는 이와 비슷한 재료로 만든 작은 심(芯)에 실을 감고, 흰색의 말 가죽 또는 쇠가죽 두 쪽으로 이를 싸서 단단하게 만든다. 중량은 141.7g ~ 148.8g(5온스 ~ 5 1/4온스), 둘레는 22.9cm ~ 23.5cm(9인치 ~ 9 1/4인치)이다.

야구공 둘레의 5mm차이는 타자에게 홈런 10개를 좌우할 수 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야구경기에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 ‘보통 사람이 손으로 공을 잡았을 때 손가락으로 여러 가지 회전을 넣는데 적당한 크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야구공이 다른 공들과 다른 가장 큰 비밀은 공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솔기들이다. 야구공은 두 장의 소가죽을 맞붙여 216번 꿰매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공 밖으로 드러난 108개의 솔기(실밥)는 바로 야구라는 스포츠를 완성케 하는 ‘화룡정점’의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솔기, 즉 실밥은 타자와 투수 모두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라이언 하워드, 알렉스 로드리게스, 추신수, 김태균의 홈런을 만들어 내는 비밀, 마구의 신 팀웨이크 필드, 슬라이더의 김광현 등 투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비밀이 바로 이 솔기(실밥)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솔기(실밥)가 어떻게 홈런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골프공의 패인 홈(딤플)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골프 공의 딤플의 기능은 공기의 저항을 최대한 줄여 비거리를 늘이는 역할을 한다.

야구공의 솔기(실밥) 또한 같은 역할을 한다. 만약 야구공이 매끈하게 생겼다면 어떨까?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더 멀리, 더 빨리 공이 날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맞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공기 속을 날아가는 물체의 속도가 시속 220Km를 넘는다면 로켓이나 스포츠카처럼 매끈한 표면을 가졌을 때 공기저항이 적지만 그 이하의 속도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사람의 어깨로 아무리 빨리 던져도 170km를 넘기기 힘들고 배트에 공을 제대로 맞추어 그 반발력으로 공이 날아갈 때 속도 또한 220km를 넘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수가 던진 야구공과 타자의 스윙이 접목된 과학적 상관관계에 의해 확률적 적합이 일치했을 때, 탄성을 자아내는 홈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곧, 각본 없는 드라마를 예고하는 것인 동시에 구름관중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이다.

108개 실밥의 야구공이 만들어내는 감동의 드라마. 다양한 서비스 마케팅으로 야구장 가는 맛이 더해지는 요즘 야구에 숨겨진 과학적 숨겨진 비밀을 관심 가져 본다면 그 재미의 깊이가 더해질 것은 분명하다.

<한경닷컴액스포츠뉴스 유정우 기자(jw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