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제조업에 대해 대표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는 53.5를 기록하면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했던 영국의 PMI 지수 역시 20여개 월 만에 가장 낮은 52.1을 기록했다. 중국의 PMI 지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52를 기록하면서 9개월 래 최저 수준이었다.
갑작스레 제조업이 냉각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일본의 영향이 무척 크다.
일본은 자동차는 물론이고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부품공장이었는데 도호쿠 대지진 이후 이런 부품들의 고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생긴 마찰적 요인이었을 것이다.
부품에 대한 공급의 중단으로 인해 공장이 쉬면서 일시적인 실업상태가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새벽 북미지역 자동차 판매를 살펴보면 일본에 대한 부품 의존도가 낮은 현대기아차나 유럽계 일부 자동차 회사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에 일본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하나 같이 큰 폭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는 점을 보면 일본의 역할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실패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지난 5월 이후 부채한도에 이르렀음에도 공화당은 강력하게 부채 한도 증액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수요일 새벽에 있었던 부채 한도 증액에 대한 미 의회의 표결에서 찬성이 97표 반대가 318표로 부결되었다. 민주당의 반대표도 전체 반대 의견에 1/4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쉽게 돌이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연히 미국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부지출은 지난 5월 이전부터 현저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정부 부분 고용도 줄었고 목요일 새벽 발표되었던 건설 지출에서도 연방정부부문 지출이 2%나 감소하였다.
앞서 발표되었던 GDP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 2.1%를 하회하는 1.8%로 발표되었던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세계 제조업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최근 있었던 도호쿠 대지진이나 미시시피 강 유역의 대홍수 등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었다.
공장들은 이미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생산을 잔뜩 늘려 놓았었는데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인해 팔리지 않아 공장 재고로 남아 있다.
단기적인 재고조정이 필요한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 소비가 획기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한 생산은 1분기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화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제조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글.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