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뱅크’ 무용론 불구 계속 추진

입력 2011-05-24 18:36
수정 2011-05-24 18:37
앵커>

우리금융 매각을 놓고 메가뱅크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오늘 한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의 무용론이 쏟아졌는데요…이와는 반대로 금융당국과 산은의 메가뱅크 추진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어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윤경원 기자가 집중분석했습니다.

기자멘트>

지난 2009년 말 원전 수주 당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공사 이행을 위한 은행 보증서를 요구했습니다.

‘신용등급 AA 이상, 자산규모 세계 50위 이내’조건이 붙다 보니 엄청난 수수료를 물며 영국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았습니다.

국내에는 이 조건을 갖춘 은행이 없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은행, 즉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이에 걸맞는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오늘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메가뱅크 무용론이 쏟아졌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화 억제 분위기에도 맞지 않고, 은행 덩치를 키운다고 수익 증가가 담보되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상조 한성대 교수

“GDP의 50%가 넘는 메가뱅크를 만드는 것은 시스템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든 나라들은 이것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역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합병 등으로 탄생된 대형은행이 국내시장에만 집중할 경우 독과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산은의 우리금융 인수를 염두해 두고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메가뱅크 회의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산은의 메가뱅크 추진 움직임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은 최근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합병하지 않고 산은과 우리, 두 개의 은행을 유지하는 ‘듀얼뱅크’ 체제로 가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한술 더떠 우리금융 매각은 복수 경쟁 정도가 아니라 과당경쟁을 우려할 정도라며 매가뱅크 추진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메가뱅크 회의론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산은과 금융당국의 메가뱅크 추진 움직임이 막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윤경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