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4.25%)이 블록세일(block sale,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삼성이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던 에버랜드 주식을 다시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최근 에버랜드 지분 매각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동양종합금융을 선정했으며, 늦어도 올해 3분기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원래 계획은 상반기 중에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인데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시장 상황과 매각 주관사 상황에 따라 다소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담당자는 "이제 매각 주관사가 선정된 상황이라 실제로 한국장학재단이 에버랜드 지분 매각 작업을 끝내려면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이 블록 세일 형태로 팔릴예정이라는 점이다. 블록 세일은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정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지분 매각 방식이다.
즉 대규모 자금을 가진 주체가 지분 인수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현재 에버랜드의 주당 가치는 209만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에버랜드의 최대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카드가 지난해 에버랜드 가치를 이같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으로서는 이 정도 가치만 인정받아도 지분 매각을 통해 2천억원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가 에버랜드 지분 매입에 2천억원 이상을 쏟아붓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에버랜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에버랜드가 삼성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삼성이 계열사를 동원해 이번 블록세일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삼성이 한국장학재단에 에버랜드 주식을 기부해놓고 다시 에버랜드 주식을 사갈 경우 대내외적으로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