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자문사, 헤지펀드 개막 앞두고 주도권 싸움

입력 2011-05-19 14:14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자산 운용사와 자문사 간 헤지펀드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실제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운용 자격요건 등을 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집중된다.



19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 도입을 위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는 자기자본과 일임자산, 운용인력 등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개인들의 최소 가입금액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투자자문사는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운용사와 자문사는 작년부터 본격화된 자문형 랩 열풍으로 펀드 환매 금액이 자문사로 몰리면서 묘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었다.



자문형 랩 열풍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판단한 운용사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만은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반면 투자자문사의 경우 운용 장벽이나 개인들의 최소 가입금액이 높아지면 자문사로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운용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자문사보다 고객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헤지펀드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운용 리스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기관에 운용을 허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문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헤지펀드 시장이 아직 자신들의 시장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헤지펀드 운용에서 될 수 있으면 자문사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운용 요건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운용과 자문사 간 주장이 너무 달라 적정한 수준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타협점을 찾아 최종 운용 요건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