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신흥 6개국이 앞으로 20여년간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세계은행(WB)이 17일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간한 '다극화-새로운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서 "한국과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6개 주요 신흥국이 오는 2025년까지 세계 경제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이들 6개국을 비롯한 신흥국 그룹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그룹은 같은기간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유로권역을 비롯해 일본, 영국, 미국은 전세계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핵심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경제의 빠른 성장은 경제성장의 중심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전체로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다극화된 세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한국 등 신흥경제국은 지금까지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술도입과 해외수요에 주로 의존해 왔으나 앞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내수 확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은행은 이런 경제.금융 분야의 다극화와 경제권력 이동은 기업금융, 투자, 국제 인수합병(M&A) 등에도 영향을 미쳐 특히 신흥국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지금까지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나 1990년대 말부터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오는 2025년에는 더 이상 단일통화가 국제 통화시스템을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수르 다일라미 연구원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달러화, 유로화, 중국 위안화를 중심으로 복수 통화체제가 구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