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빵빵'' 미녀골퍼, KLPGA 인기비결

입력 2011-05-13 17:14
수정 2011-05-13 17:14
프로골프에는 기막힌 마케팅적 가치가 존재한다. 다양한 스폰서가 후원을 자청하고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KLPGA(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수년 전 10개 남짓이던 대회수가 20개를 훌쩍 넘긴 것만 봐도 그렇다.

스폰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금융권의 구애가 단연 눈길을 끈다. 총 28개 스폰서 중 10개 이상이 금융권 이거나 관계사다. 최고 상금대회로 기록 될 한화금융네트워크 오픈(가칭)은 상금만 10억이다. 사실 VIP 프로모션이나 미디어 노출을 통한 브랜드 노출효과로 볼 때, 금융권의 구애는 놀랄 일도 아니다.

특히 스폰서 기업의 종류가 다양해 지는 점은 주목 할만 한 대목이다. 주방가구에서 유통, 건설, 자동차에 이르기 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 해지는 추세다. 올해 초 2개 대회를 축소한 채 투어일정을 발표한 美LPGA와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앞다투어 KLPGA투어를 찾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투어의 독특한 마케팅적 ‘상품성’을 손꼽는다.

우선 세계적으로 검증 받은 ''태극낭자''들의 우수한 경기력을 들 수 있다. 박세리, 신지애, 최나연 등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세계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실력만큼 효과 있는 ''상품성''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종목 특성상 누릴 수 있는 미디어 노출 효과도 한몫 한다는 평이다. 골프는 선수 위주로 볼 때 여자 개인종목 중 방송 노출시간이 가장 길다. 기본 4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까지 선수 곁엔 늘 방송 카메라가 따라 붙는다. 특히 플레이 시간(볼 치기 위한 준비에서 스윙까지)보다 코스간에 이동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이동간에 노출되는 간접광고(보드광고, 상징물, 용품 등)효과도 높을 수 밖에 없다. 캐디(도우미) 마저도 스폰서 입장에선 ''천군만마''다. 앞, 뒷면 조끼와 캐디 백, 의류, 모자, 심지어 마시는 물까지도 브랜드 노출 면에서 어디 빼놓을게 없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KLPGA 투어에 등장한 ''팔방미인''들의 활약이다.

김하늘, 유소연 프로(사진제공.KLPGA)

양수진, 홍진주 프로(사진제공.KLPGA)

최근 KLPGA 투어에서 실력과 미모를 두루 갖춘 ''팔방미인''이 판을 친다. 볼 잘 치고 예쁜데다가 스타일까지 출중한 그녀들을 골프 팬들은 ‘쭉쭉 빵빵’ 미녀 골퍼라 부른다. 최근 국내 한 스포츠매체의 조사한 ''가장 섹시한 여자 골퍼''로 안신애(20,비씨카드)가 선정됐다. 2위는 ''필드 위에 패션 모델'' 서희경(24,하이트)이었고, 김하늘(22,비씨카드), 이혜인(25,푸마), 양수진(19,넵스)이 그 뒤를 이었다. 모두다 최근 상승세인 선수들이다. 이렇듯 경기력과 외모를 갖춘 ‘쭉쭉 빵빵’ 미녀 골퍼의 등장은 국내 프로골프투어의 상품성 극대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美 LPGA는 최근 스타 갈증으로 허덕이고 있다. 몇 년 째 이렇다할 스타 없이 운영되던 투어는 시청자와 갤러리들의 눈밖으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떨어져 나가는 스폰서가 당연지사처럼 느껴질

정도다. 출중한 경기력에 외모까지 뒤 바침 해주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화려했던 ‘미녀 군단’이 퇴각 한 그렇다 할 대안을 만들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달 세계 랭킹 2위 신지애를 1타 차로 따돌리며, 역전 우승을 차지한 산드라 갈(독일)에 대한 美LPGA의 과도한 기대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완벽한 몸매라고 평가 받는 그녀는 ''명문'' 플로리다대를 졸업한 유럽출신의 재원이기도 하다.

산드라갈(사진. 한경닷컴DB)

YTN방송해설자 이자 상명대 교수인 오일영 씨는 스폰서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여자프로골프 선수들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역량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오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신지애, 최나연 등 국내 여자 골퍼들의 세계적인 활약에 힘입어 한국 시장은 글로벌 골프 마케팅 시장에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 이라며, “특히 美LPGA 무대를 능가하는 수준 높은 국내투어는 해외 기업들 조차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며, 특히 IMG와 같은 세계적인 에이전트사들은 국내 프로선수에 대한 스포테인먼트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력이 최우선인 프로무대에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만으로는 ‘인기’와 ‘효과’를 보장받을 수 없다. 하지만 팬들이 볼도 잘 치고 스타일까지 출중한 ‘쭉쭉 빵빵’ 그녀들을 반기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는가.

프로스포츠는 선수와 경기 단체가 만들어가는 ‘독특한 상품’이다. 팬과 스폰서는 존재의 이유이자 목적이다. 이것이 경기단체와 에이전트가 선수의 스포테인먼트적 상품가치에 집중 해야 하는 이유다.

주말, 국내 첫 메이저 여자프로 골프대회인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에서 그녀들의 우아한 활약이 기대된다.

<한경닷컴 엑스포츠뉴스 유정우 기자(jw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