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관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고 현지 관영 뉴스통신인 자나(JANA)와 국영 알-자마히리야TV가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은 전날 리비아 외무부에 전달한 성명에서 나토의 "야만적이고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대사관 건물이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나토의 미사일이 지난 9일 밤과 10일 사이에 대사관 건물 인근에 떨어져 폭발했다면서 이 폭발로 인한 파편들이 차고의 지붕을 관통해 차량의 유리창을 깨뜨렸다고 말했다.
자나 통신은 그러나 미사일의 폭발로 부상한 북한 외교관이나 대사관 직원이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대사관 측은 또 외교활동과 대사관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공습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나토에 촉구했다.
대사관 측은 이런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973호 등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의 결의 1973호는 민간인에 대한 보호와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승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알-자마히리야TV도 트리폴리의 군사 및 민간 시설에 대한 나토의 공습으로 북한 대사관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나토측 관계자는 "나토의 공습대상은 민간인을 살상하는데 동원되는 트리폴리내 지휘소 등이며, 공습은 매우 정밀하게 실시돼 성공적이었다"면서
"북한 대사관이 피해를 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사관은 우리의 타격 목표에서 500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고 밝혔다.
리비아 당국은 또 나토가 이날 이른 새벽에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 단지인 바브 알-아지지야를 폭격해 6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리비아 국영TV는 지난 3월 말에 나토의 폭격으로 부상했다는 북한의 의사 부부가 병원에 입원해있는 장면을 보도한 바 있다.
리비아와 북한은 1974년 수교 이후 비교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리비아에는 200명이 넘는 북한 의사와 간호사가 체류하고 있으며,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 간의 전투 현장에서 북한제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리비아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은 이날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났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잘릴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영국은 국가위원회를 '적법한 정치적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런던에 국가위원회의 사무소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수백만 파운드 상당의 경찰 장비를 제공하고, 국가위원회의 공용방송 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리비아 반군은 카다피 체제와의 내전이 장기화하자 서방에 재정적,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전직 법무장관 출신인 잘릴 위원장은 지난달에는 파리와 로마를 방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바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카타르, 감비아 등은 반군의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대표기구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