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비자금 서미갤러리 대표 구속

입력 2011-05-07 06:53
과거 삼성 특검부터 최근 한상률 전 국세청장 의혹 사건까지 검찰과 끈질긴 악연을 이어온 서미갤러리 홍성원 대표가 검찰의 칼날을 비키지 못하고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6일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구속했다.

이날 홍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는 오리온그룹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 40억6천만원을 입금받아 미술품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 범죄수익을 숨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는 오리온 계열사 등 고객이 위탁판매를 맡긴 고가의 미술품들로 담보 대출을 받아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가 미술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장부상에 거래 금액을 빠뜨리는 등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도 잡고 있다.

홍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횡령 혐의는 상당 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씨를 추가 조사해 횡령 규모와 미술품 거래 금액을 누락하며 탈세한 정황은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오리온그룹의 횡령과 탈세 의혹을 포착해 작년 8월 고발하자 지난 3월 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7일과 이달 2일에는 홍 대표를 2차례에 불러 조사를 벌였다.

한편 홍 대표는 서미갤러리가 지난 2008년 삼성가(家)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초고가 미술품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품 ''행복한 눈물''의 국내 유통경로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특검 조사를 받았다.

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국세청 차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1월께 부하 직원을 시켜 서미갤러리에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5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달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