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확산할 우려가 있어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한 외환위기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 등은 1일 ''유럽 PIIGS의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신청한 가운데 스페인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명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로 불리는 남유럽 5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구제금융을 신청한 그리스는 10년물 국채금리가 16.1%로 급등했고 5월 도래하는 국채 만기연장이 거의 불가능해 채무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일랜드는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240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면 은행위기 및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 역시 지난달 6일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93bp에서 543bp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지난달 28일에는 다시 650bp로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은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007년 말 0.8%에서 지난 1월 6.1%로 급등했고 규모도 133억유로에서 1천15억유로로 증가해 199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기에 스페인 대외투자자금의 6.2%에 달하는 대(對) 포르투갈 자금이 부실화되거나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이 스페인 투자자금을 회수한다면 스페인은 재정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보고서는 "스페인으로 위기가 전염된다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한국에서 외국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럽재정위기 및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가 한국에서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외환위기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체결, 적절한 외환보유고 관리, 거시건전성 부담금 등을 통한 단기 유동자금 관리 등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는 한편 재정준칙 도입 등으로 재정건전성을 향상시켜 국내 경제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