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보드, 속빈 강정

입력 2011-04-28 16:40
<앵커>

주식시장에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끔 만든 장외시장, 이른바 프리보드가 본래의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한달 간 거래대금이 40억원에 불과하는 등 장외 증권시장이라는 의미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김민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프리보드 시장이 유명무실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프리보드에 지정돼 있는 기업은 모두 68 개사지만, 이마저도 하루 평균 거래량은 2억원 정도입니다.

지정 해제되는 회사의 주요 이유도 거래 실적 부진입니다.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해제된 14개 기업 가운데 거래실적부진 사유가 12개사 됩니다.

올 해도 벌써 4곳이 해제됐는데 3곳이 같은 이유입니다.

반면, 성공사례로 볼 수 있는 프리보드에서 코스닥으로 간 경우는 지난 10년 동안 11건이 전부입니다.

이 중에서 우회상장을 제외하면 7건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장외 증권시장으로써 역할을 해야하는 프리보드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감사의견과 같은 형식적 요건 충족 외에 실질적인 내부 심사가 없다보니 부실기업들이 지정될 수 있다는 불신이 있는 겁니다.

더불어 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도 미비한 실정입니다.

결제제도가 충분하지 않고, 불공정거래가 있어도 피해보상을 받을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프리보드를 꺼리게 되고, 성장단계에 있는 유망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힘들어 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본래의 취지를 되찾고 건전한 프리보드가 되기 위해 시장의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공시제도 강화와 투자자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등을 통해 자금이 흘러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만 유망한 벤처들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더 나아가 코스닥에도 보다 우량한 기업들이 상장되는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얘기입니다.

WOW-TV NEWS 김민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