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담배구입비 비중 고소득층 2배

입력 2011-04-28 06:31
BAT 코리아가 28일 일부 담배 가격을 8% 인상한 가운데 저소득층 가계소비 중 담배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고소득층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서민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이날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별 가구당 가계수지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소비에서 담뱃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특히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총 소비지출 중 담배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2.4배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분위 가구당 월평균 담배구입비는 1만3천766원으로 전체 소비(115만1천306원)의 1.2%에 해당했다.

반면 5분위 가구당 월평균 담배 구입비는 1만8천985원으로 액수만 보면 1분위 가구보다 많았지만, 전체 소비(358만4천5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2분위 가구는 총소비 중 1.1%, 3분위 가구는 0.9%, 4분위 가구는 0.8%를 담배를 사는 데 썼다.

지난해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비(228만6천874원) 중 담배구입비는 1만8천501원으로 0.8%를 차지했다. 중·하위 소득층에 해당하는 1~3분위 가구의 담뱃값 비중이 모두 평균치를 넘은 셈이다.

특히 같은 기호식품이라도 담배는 주류보다 소비 비중이 컸다.

지난 한해간 가계에서 주류 및 담배를 사는 데 지출한 금액은 총 13조7천억원.

그러나 한 가구당 월평균 주류구입비는 9천21원(0.4%)인 데 반해 담배구입비는 1만8천501원(0.8%)으로 2배에 달했다.

특히 1분위 가구당 월평균 주류 소비 비중은 전체 소비의 0.5%로 담배(1.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홍성용 사무국장은 "담뱃값 인상은 서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특히 담배와 관련된 각종 세금은 간접세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 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져 소득역진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뱃값 인상이 서민들에게 미치는 파장 등을 고려해 담배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인상하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의 BAT 코리아가 이날부터 던힐, 보그 등 2천500원짜리 담뱃값을 200원씩 인상했고, JTI 코리아도 다음 달 4일부터 마일드세븐 등 12개 제품의 값을 BAT와 같은 폭으로 올릴 예정이다.